[프라임경제] 관공서 홍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모(33세/여)씨는 쇼핑을 하러 백화점에 가면, 절대 애인과는 함께 구두를 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패션 감각이 뛰어나서 멋쟁이라고 칭송을 받지만, 막상 구두를 사려고 신어보려고 하면 ‘버선발’ 혹은 ‘할머니 발’이라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하이힐만을 즐겨 신었다는 정씨는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기울어진 울퉁불퉁 못생긴 발이 되자 뒤늦게 후회를 하고 있다. 정씨의 엄지발가락은 무지외반증이 진행 중이며, 걸을 때 통증이 있어 걱정이 크다.
무지외반증은 중년 여성 10명 중 2명이 고생하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엄지발가락이 두버째 발가락쪽으로 휘면서 뼈가 튀어나와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무지외반증이 많은데, 하이힐을 신은 지 20년 이상 지난 경우이기 때문에 각도가 점점 커져서 치료가 시급하다.
하이힐처럼 지나치게 발을 꼭 죄는 신발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유전적인 요소도 있다. 평발이나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사람이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많으며 가족 중 무지외반증 환자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일단 변형이 시작되면 계속 휘게 되기 때문에 다른 발가락도 함께 변형이 올 수 있고 통증으로 자세가 나빠져 발목이나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이 올 수도 있다.
방치하면 평생 고생, 수술하면 건강 유지
증상이 가볍거나 발가락의 변형이 심하지 않을 경우,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교정 깔창을 대면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변형이 심하다면 부득이 수술을 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튀어나온 뼈만 깎는 수술을 해서 통증도 심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엄지발가락과 인대를 일자로 잡아 주는 절골술을 시행하여 재발률이 크게 낮아졌다. 수술은 약 30분~40분 정도 걸린다. 수술 3일 후에는 특수신발을 신고 걷기 시작해 2~3개월 지나면 평소 신던 신발을 신을 수 있다. 그러나 하이힐 같이 폭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수술 후 약 6개월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절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앞부분이 잘 굽혀지는 신발을 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굽이 높고 앞이 뾰족한 신발은 가능한 신지 말고, 굳이 신고 싶다면 편한 단화와 교대로 신는 현명한 방법이 있다. 하이힐은 하루 6시간 이상은 신지 않도록 하고, 집에 오면 하루 종일 고생한 발의 피로를 풀어주자. 따뜻한 족욕과 마사지를 해주거나 발가락을 벌리고 오므리는 발가락 스트레칭을 하면 발이 행복해할 것이다.
글_힘찬병원 관절센터 양일순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