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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VIP 공화국’

 

이용석 기자 | koimm22@newsprime.co.kr | 2008.03.04 09:41:06

[프라임경제]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한지 9일이 지났다. ‘경제 살리기’를 지상 과제로 선택한 이명박 대통령은 경기 회복과 경제 부흥을 열망하는 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덕에 5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대통령이 됐다. 이 같은 지지는 곧, ‘국민 대다수인 서민들이 보다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시대적 요구로도 이해된다.

   
 

[이용석 기자]

 
 
새 정부는 규제개혁 등의 혁신 정책을 통해 경기활성화를 꾀할 움직임이고, 대대적인 규제개혁 드라이브가 경제계를 송두리째 변화시킬 움직임 이다. 대기업들은 저마다 투자할 비용을 마련하거나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 차원에서 진행되는 큰 틀에서의 혁신이 물론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병행해야 할 또 다른 차원의 변화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서민들을 위한 ‘경제 정부’가 출범한 마당에 기업들도 진정으로 서민들을 위하는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기업들 사이에선 ‘귀족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VIP 마케팅’도 모자라 이젠 ‘VVIP 마케팅’이란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VIP를 향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은 갈수록 첨단화 하고 있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같은 현상은 자동차 업계에서 잘 드러난다. 최근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자와 마케팅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대상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대형차 마케팅과 경차·소형차 마케팅은 당연히 다르다는 이야기였다. 경차 마케팅에 대해선 전략상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다는 투였다.

이 관계자의 이야기가 당연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 능력에 따라 대우가 틀려진다는 사실을 과연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자동차 판매상 입장에선 비싼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더 귀해 보이겠지만, 그렇다고 경차나 소형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비싼 차를 사는 소비자들보다 대우를 덜 받아야 하는 당위성은 없다.

부유층에 걸맞는 고급 마케팅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부유층 못지않게 서민층 역시 기업들의 마케팅 문화가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소비재 마케팅은 이미 실생활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저가 제품의 소비자도 다양하고 격조 있는 마케팅을 접할 수 있어야 하며, 또 이런 마케팅에 걸맞는 고품질의 경제성 있는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휘발류 1리터 당 1,700원을 넘어서는 고유가 시대다. 자동차 내수 시장에선 경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아차 ‘뉴모닝’ 7,847대, GM대우의 ‘마티즈’ 3,226대 등 총 1만1,073대의 경차가 팔렸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 대수인 4,500여대의 두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뉴모닝’의 경우 지난해 1월 2,098대와 비교할 때 3,7배나 늘었다.

업계는 경차 소비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경차 소비가 늘어나는만큼 해당 업체들은 경차에 대한 마케팅에도 보다 많은 심혈을 기울이는 게 옳다. 지난해 말 특별소비세법과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800cc 미만이던 경차 배기량 기준이 1,000cc 미만으로 확대되면서 경차 인기가 크게 늘고 있다. 경차를 구입하면 취득세 2%와 등록세 5%를 면제받고 도시철도채권을 매입할 필요가 없어 최대 94만7,000원까지 아낄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이용료도 50%까지 할인된다. 정치권은 경차에 대한 유류세를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여서 법안처리에 따라 더 많은 해택이 주어질 전망이다.

최근 기아차와 GM대우는 각각 ‘모닝 페스티벌’과 ‘텐텐 페스티벌’ 등의 이벤트를 통해 경차 마케팅으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마케팅은 다분히 ‘유지비가 적게 드는 싸고 작은 차’를 살만한 젊은 층만을 타깃으로 겨냥한 듯 보였다. 경차의 마케팅 대상이 극히 편협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부쩍 고급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급 마케팅에 쓰는 신경의 반이라도 서민 차인 경차의 마케팅에 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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