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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값 주인공들’ 특검수사 불가피?

국민여론 '떡값 특검 수사' 찬성 쪽으로 기울면 특검수사 나설듯

김동현 기자 | pen1969 | 2008.03.06 12:04:10

[프라임경제]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 인사파동과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논문표절 의혹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촉발된 ‘삼성 떡값’ 명단 폭로로 설상가상의 난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좌),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금융위원장이 유력한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 3명을 지목, 삼성떡값을 받았다고 주장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폭로 후폭풍이 심상찮다.

관심은 이들이 삼성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인가의 여부로 쏠리고 있다.

우선, 특검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특검팀이 증거가 없는 한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점, 그리고 삼성 금품 수수자로 거론된 바 있는 임채진 검찰총장 등에 대한 조사가 답보상태인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들의 삼성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당장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이종찬 수석과 김 후보자의 경우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상당 부분 상세히 거론된 터라 정황증거로서의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여론의 향배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에 특검이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중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제단에 따르면, 이 수석은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고 이학수 삼성 부회장을 직접 만나 여름 휴가비를 받았다. 또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경우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직접 뇌물을 건네받았다.

여태껏 밝힌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점도 특검팀으로선 부담이다. 계속 ‘정황 증거’ 탓을 하며 수사를 외면했다가는 ‘부실 특검’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수사 회피하면 '부실 특검' 낙인찍힐 수도

사제단은 문제의 3명을 상대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진실게임의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총선으로 이어질 판이다. 한나라당은 이 ‘짐’을 짊어지고 총선을 치를 여유가 없어 보인다.

민정수석과 국정원장 자리는 권력 핵심부의 사정과 정보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여서 이들의 거취는 정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벌써 야권의 맹공이 거세게 몰아치는 중이다.

곧 있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삼성 떡값’ 공방으로 채워질 조짐이다. 청문회나 삼성특검을 통해 김 후보자의 삼성 떡값 수수 정황이 밝혀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한 국정원장직 결정을 수락하기가 무척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나라당 내부 기류도 심상찮다. 장관 후보자 3명이 인사청문회 전 줄줄이 낙마한 데는 한나라당의 공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내 목소리를 규합한 강재섭 대표가 부적격 장관후보자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이 결국 사실상 이들의 낙마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었다.

당의 이 같은 결정은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재산 증식에 있어 불합리한 요소가 많았던 점이 이들의 결정적인 낙마 이유였던 점과 비교할 때, 이번 ‘떡값 파문 리스트’에 오른 이들의 경우 ‘불합리’ 정도의 무거움은 장관후보자들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관후보자들 낙마 때와 비슷한 양상

야당은 이런 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태세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삼성 떡값 리스트 폭로 직후 프리핑에서 “국가 기강을 바로잡고 부정부패와 싸워야 할 권력기관의 수장들이 재벌로부터 떡값을 받아왔다는 것은 충격”이라면서 “이명박 정부가 고소영 정부, 부자 내각에 이어 떡값 정부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고 몰아세웠다.

통합민주당은 물론이고 자유선진당과 민노당 모두 이번 파문을 장관 후보자 낙마로 불거진 청와대 인사 파동과 연계시킬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 인사 검증시스템의 총체적 부재는 물론, 이 대통령의 인사관 및 리더십까지 공격할 태세다.

삼성 떡값 파문은 박미석 수석의 논문표절 및 중복 게재 의혹이 정치 쟁점화 할 시점과 맞물리면서 야당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호재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 기류는 지난번 장관후보자 낙마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성 비리 의혹이라는 핵폭탄을 고스란히 안고 총선을 치를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큰 목적을 보고 대통령이 결단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같은 것들과 비교할 바가 못 될 정도로 삼성 떡값 연루자들의 죄는 큰 게 사실 아니냐”면서 “상처가 더 커지기 전에 사전에 조치를 취하는 게 대의를 위해 낫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진실이 밝혀지려면 시일이 걸려야 되겠지만 (이 수석, 김 후보자 등이) 당장 총선을 치러야 하는 당에 엄청난 마이너스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길을 선택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지만 청와대는 일단 버티기 자세를 잡고 있다. 사제단의 이번 폭로를 ‘근거 없다’고 반격하고 있다. 삼성 떡값 명단에 이름이 오른 당사자들도 법적대응 배수진을 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자체 조사 결과, 거론된 분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폭로할 때는 폭로한 사람이 해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대응했다.

이 대변인은 사제단을 상대로 증거제시를 요구하며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갈 분위기다.

김 후보자는 “삼성 측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며 “공직자로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고 떳떳하다”고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며 사제단과 정면대응 의사를 밝혔다.

이 수석 역시 “사실 무근”인 입장이 분명하다. 이 수석은 “소문이나 추측에 근거한 폭로성 주장이란 점에서 BBK 사건과 비슷하다”면서 “정부 신뢰성과 직결되는 민정업무를 맡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해 사제단과 맞설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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