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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풀린 대기업, M&A 혈투장으로

‘출총제 조기 폐지 결정’…그룹 및 대기업 자산 큰폭 확대 전망

김동현 기자 | pen1969 | 2008.03.12 17:41:32

[프라임경제] 이명박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대로 올해 상반기 내로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를 폐지하기로 최근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출총제를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여기고, 출총제 폐지를 대선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출총제 폐지를 기다려온 재계는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그룹은 과거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과의 일전을 예측하기도 한다.     
 
출총제 조기 폐지는 경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장 경기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기업들의 투자 촉진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기업의 투자 범위가 확대되고, 사상 초유의 기업간 인수합병(M&A) 전쟁이 예상된다. 또 기업 간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한편, 기업의 자산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출총제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몇몇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등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출총제는 대기업이 계열사나 다른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있는 범위를 순자산의 40% 미만으로 범위를 정해둠으로써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차단하는 장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앞으론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막는 ‘족쇄’였던 이 장치가 풀릴 예정이고, 따라서 대기업들은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신사업 확장 및 사업 덩치 키우기에 나설 전망이다. 

◆ 너도나도 사업 확장     

지난해 7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르면,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 중 자산 2조원 이상 회사가 출총제 적용 대상이다. 출총제가 폐지되면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롯데, GS, 금호아시아나, 한진, 현대중공업 등 7개 그룹의 25개 주요 대기업이 출총제 폐지의 ‘혜택’을 입는다. 

출총제가 없어짐과 동시에 사실상 투자 제한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 동안 규제에 묶여 투자 확대를 자제했던 대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올 초부터 ‘실탄’(현금)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투자 확대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 155개, 중소기업 365개 등 전국의 52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8년 국내 기업의 투자계획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평균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71.5%는 ‘올해 투자계획이 있다’고 응답했고, 대기업 16.8%와 중소기업 13.5%가 투자 규모를 늘려 잡았다.

기업의 이 같은 투자 의지는 출총제 폐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재계는 판단하고 있다.

◆ 파도치는 재계 순위
 
출총제 적용 대상이 아닌 대기업도 출총제 폐지 여파는 거셀 전망이다. 그 동안 출총제 적용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투자를 자제하거나 자산 규모를 줄이는 등 소극적인 경영을 해오던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출총제의 적용 기준이 자산 규모 5조원(그룹 기준)이었던 2004년 4월 현재, 자산 규모가 4조원대인 그룹은 10곳이었다. 이 가운데 7곳의 자산 규모가 4조원대 후반에 집중돼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출총제 대상에 들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산 한도를 고정시키느라 벌어진 일로 해석됐다.  

하지만 출총제가 폐지되면 이들 대기업도 자산을 빠르게 불려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산 10조원이 넘는 그룹과 2조원이 넘는 대기업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9조9,000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과 LS그룹은 출총제 규제 ‘선’을 가장 빨리 넘을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이 두 그룹의 현재 자산 규모는 ‘10조원’ 선을 넘기지 않으려고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 사상 초유의 M&A 전쟁 

출총제 폐지 영향은 M&A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출총제는 계열사와 다른 국내 회사에 대한 주식 취득 및 소유 제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이 같은 규제의 벽이 허물어지면 ‘족쇄’가 풀리면서 기업간 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오일뱅크 등 초대형 기업들과 중소 우량 기업들이 M&A 시장 매물로 등장할 예정이어서 사상 초유의 대기업 간의 M&A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최근 급성장한 중견 대기업들은 M&A를 ‘메이저급’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태세여서 M&A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경쟁 속에서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운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다각도의 M&A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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