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상득 딜레마’가 한나라당을 뒤덮었다. 한나라당의 ‘급박했던 23일’은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거취 결정 문제로 귀결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3일 오후 2시 국회 브리핑실에서 오랜 동안 닫았던 입을 열었다. 예상대로 위력은 대단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부의장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론 이 부의장에게 치명적인 파편을 안겼다. ‘이상득 불출마’ 압박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부의장 형제가 당 안팎의 거센 압박을 과연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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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국회부의장이 당 안팎에서 밀려오는 불출마 압력에 어떻게 대처할 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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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후 4시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박찬숙, 심재철, 차명진, 공성진, 진수희 의원 등 이른바 ‘친이계’를 포함한 수도권 19명의 공천후보들이 이상득 부의장을 직접 겨냥,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 부의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천권을 반납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배수진까지 쳤다.
오후 7시 강재섭 대표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총선불출마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강 대표는 기자들과의 대화 도중이던 7시 30분께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불출마 만류’ 전화를 받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불출마 번복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밤늦은 시각,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이재오 의원이 만났다. 이 의원이 먼저 청와대로 찾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날 두 사람의 대화 주제는 ‘이상득-이재오 동반 불출마’ ‘박 전 대표 및 친박 움직임에 대한 대응’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 이상득, 현재까지는 ‘정면승부’ 의지
이 소식을 접한 이 부의장은 자신에 대한 사퇴 압력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이 ‘이상득 불출마’를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는 정치권 관측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23일’의 정황상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한 대화내용이었을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정치권 이목은 이 부의장에게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는 불출마 압력에 대해 강한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23일 밤 이 부의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대통령 형이 공천 받으면 죽을 일이냐”며 당 내에서 일고 있는 퇴진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특히 이 부의장은 박 전 대표가 제기했던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 “공천에 대해 책임 느낄 아무것도 없다”고도 했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이 부의장은 불출마 의사가 전혀 없고, 오히려 박 전 대표 등 친박 세력을 포함한 불출마를 요구한 모든 세력과의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까지 엿보인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선 이 부의장이 퇴진 주장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인사는 24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분 성품으로 보나 경륜으로 보나 당 전체의 목소리가 그(퇴진) 쪽으로 기울면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며 “본인 때문에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 판단을 빨리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인사는 당내 권력투쟁을 거론하면서 “이상득 대 이재오, 뭐 이런 이야기를 언론에서 많이 했는데, 실제로 이번 공천에서 두 세력 간에 심한 알력이 있었던 것 같고, 이 문제 때문에 이재오 라인이 격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미 이재오는 불출마 각오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위해 같이 불출마하자는 이 마당에 이상득 쪽에서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뾰족한 수가 없다’
강재섭 대표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이 부의장이 퇴진 압력을 이겨낼 수 있을 지 낙관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소폭이긴 하지만 연일 하락 추세고 △친박연대 및 영남권 무소속 돌풍이 심상찮게 불고 있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상 견제론이 안정론을 앞서나가는 추세여서 한나라당으로선 총선까지 십수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반전을 꾀하기 위해선 ‘이상득 불출마’ 카드 외에 별 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이는 점도 이 부의장의 불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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