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대외변수에 취약한 산업구조가 크게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화 강세로 인한 환율이 1100원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지난 12월3일 원 달러 환율이 1100원선이 무너지면서 전날보다 3.8원 떨어진 109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지난 3일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이 무너졌으며, 이어 9일에는 108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에 이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또 다른 리스크까지 경종을 울리고 있는 형국이죠.
금융당국이 개입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4원 오른 1090.7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3월19일 기준 달러당 1280.00원과 비교하면 아직 회복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는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며, 속도면에서도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원화강세 배경에는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달러의 급격한 유동성으로 인한 달러약세, 중국 경기회복에 따른 위안화 강세가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수출회복 및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등도 꼽고 있죠.
한국경제는 대외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대비 주식시장,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국제정세가 회복국면에 들어서면 가장 큰 폭으로 오르거나, 휘청거리다 반대로 크게 내리기도 하죠. 한국의 금융시장이 국제적으로 현금지급기(ATM) 역할을 한다는 오명을 뒤집어 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10년 전에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았죠. 지난 2010년 12월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 대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지표인 경상국민소득대비 수출입 비중이 85%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당시 한 정부 관계자는 "무역의존도 공식을 구할 때 분모가 되는 경상 국민소득이 올해 늘기는 했지만, 분자가 되는 수출과 수입이 30%가량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대비 무역의존도가 소폭 증가해 85%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는 2007년까지 50∼70% 수준이던 무역의존도가 글로벌 위기를 겪으며 2008년과 2009년 각각 92.3%, 82.4%으로 치솟을 정도로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상태였습니다. 2009년 기준 선진국들의 무역의존도가 일본 22.3%, 미국 18.7%, 중국 45.0%라는 점에서 월등히 높은 수준에 해당됐죠.
이와 같은 높은 무역의존도는 글로벌 경기 호황 때 폭발적 성장이 가능하지만, 위기 때는 경제 전반이 급속히 불안해진다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당시 정부는 무역의존도 축소를 위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 등 내수시장 확충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2008년 이후 5차례에 걸쳐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2010년 △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유망 서비스업종 일자리 창출방안을 추진 등 각종 정책을 추친하는 한편, 이듬해인 2011년 관광·의료산업, 컨설팅 등 사업서비스, 예술·기술 융합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은 다릅니다. 지난해 수출 부진으로 한국의 전체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가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10월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9년 한국 전체 수출입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수치인 무역의존도는 63.51%로 1년 전(66.08%)보다 2.57%p 하락했으며, 이와 동시에 2016년(60.11%)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좀 더 안정적인 경제 구조를 만들려면 국내 소비 여력을 키워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수출도 함께 늘려 장기적 관점에서 무역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문재인 정부가 가계소득을 늘리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지난해 무역의존도 하락은 수출 부진에 의한 것이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며 "수출을 계속 확대하면서 외풍에 견딜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분기 1.9% 반등했다. 특히 3분기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현재 세계가 코로나 패닉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선전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지난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 경제성장률이 2.1%, 이는 자동차, 반도체 중심의 기업 수출이 탄력을 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출은 전분기인 2분기대비 16.0% 증가했으며, 이는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에 해당되죠. 다만 3분기 민간소비가 정체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바이든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국제정세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친환경과 비대면 시대는 지속적으로 조명받을 것이라 전망되고 있는데요. 정부는 과거와 달리 국내 기업의 강점인 반도체·2차전지·5G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내수 활성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펼쳐, 외부변수에 휘둘리지 않도록 변화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