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년후 10년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매일 했습니다."
흔한 마을 버스 한 대도 다니지 않는 고향에서 열 살 때부터 창업의 꿈을 꾸고, 이후 마케팅 및 창업 전문가로 성장한 뒤 400여개 가맹점을 돌파한 '죽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
임영서 죽이야기 대표를 말할 때 따라 붙는 수식어다. 올해 창업 20여년차를 맞은 임 대표는 끊임없는 아이템 연구개발과 자기개발로 신사업과 유통 방향 트렌드 분석에 매진하고 있다.
◆1세대 창업 마케팅 전문가...끊임없는 '통찰력'에 대한 고찰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학업과 장사를 병행하며 성장한 이후 프랜차이즈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 죽이야기
임 대표의 성장 배경은 흥미롭다.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석2리 상촌계곡.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골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칡덩쿨을 내다 팔며 중간역할, 즉 장사의 구조와 득을 깨달았다.
"1남 3녀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때 몸이 왜소했어요. 친구들이 칡뿌리를 캐 동네 할아버지에게 팔아 여러 물건을 얻어가는데, 저는 힘이 약하니까 항상 작은 것들만 얻어왔었죠, 내가 할 수 있는게 뭘까 고민하다가, 친구들이 저에게 칡을 팔게하고 조금 가공해 값을 더 받았어요. 결과적으론 크게 힘을 안들이고 좋은 결과를 낸건데, 가난과 무식 속에서 사는게 싫어 성공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마진을 생각했던 그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80년대 중, 후반 고등학교 3학년 때 지인이 구해다 준 미국 경제 전문 잡지의 한 문장은 그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안트러프러너(Entrepreneur) 라는 잡지에서 이제는 몇천 명 몇만 명을 고용하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는 모든 것이 사무자동화가 될 것이다. 라는 문장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1가구 1창업을 주장하는 시기였는데요. 한 집의 가장이 열심히 일해 온 식구가 먹고사는 건 끝이라는 걸 느끼면서 미래는 취업이 아닌 창업의 세대임을 직감했습니다."
이후 사업의 실패를 번복하며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그에게 찾아온 건 '프랜차이즈'였다.
"제 돈을 떼먹고 도망간 친구 가게에 찾아가서 낙심하고 있는데, 그 옆 가게에 사람이 미어지더라고요. 알고보니 KFC였던거죠."
프랜차이즈의 성장 가능성을 본 임 대표는 고민끝에 프랜차이즈 비즈니스가 발달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창업 컨설팅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여러 사업체를 경험하며 마케팅과 디자인, 이미지 구축의 중요성을 깨닫고, 트렌드 분석에 나섰다.
"2000년대에는 싸고 양많은 음식보다는 적더라도 건강, 여가, 여유에 가치를 느끼는 '레저성'이 트렌드가 될 거라고 판단해 창업에 나섰습니다."
임 대표의 '통찰력'은 그 당시 겹친 대한민국의 '웰빙'트렌드와 맞물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2003년 8월6일 을지로 1호점을 오픈한 '죽이야기'는 현재 전국 4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고, 죽이야기 자회사 대호가는 식품제조기업으로 지난해부터 죽이야기 죽 제품을 홍콩 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
◆'정성'과 '앞선 생각'으로 차별화

'죽이야기'는 곤지암에 자체 공장을 두고 제품을 생산한다. 손이 많이 가지만 발효가 천천히되는 공법을 사용해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 죽이야기
그렇다면 '죽이야기'가 20년 가까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임영서 대표는 '정성이 들어간 레시피'와 '앞서 생각하고자 하는 태도'라고 답했다.
죽이야기는 다른 죽 프랜차이즈와 조리법이 다르다. 먼저 죽밥을 끓인 뒤 채소 등 식재료를 넣는 다른 곳과 달리, 밥과 채소를 먼저 한 번 볶은 뒤 죽을 쑨다.
손이 많이 가지만 발효가 천천히 돼 포장해 간 고객이 몇일 뒤 데워먹어도 구수한 맛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임 대표의 아내(현 죽이야기 부사장)가 자체개발한 육수를 사용하고, 전복죽에 수입산 전복이 아닌 완도산 전복만을 사용하는 등 좋은 식재료를 고수한다는 것도 원칙이다.
그는 "타 업체의 경우 대부분 OEM으로 제품을 납품받아 가맹점에 공급하지만 죽이야기는 국내 유일하게 곤지암에 자체 공장을 두고 직접 제품을 생산한다"며 "과거엔 유지 비용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매장보다 온라인이나 밀키트를 애용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강력한 경쟁자다. 임 대표는 "죽이야기는 '본죽'이라는 좋은 경쟁자 덕분에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잘 성장했다. 나태하거나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었다"며 "항상 앞서 고민하려고 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2등이지만 글로벌에선 1위를 차지했다. 성장을 위해 더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죽이야기는 업계 최초 시도가 잦다. 창업 초기 흰쌀 위주였던 죽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수십 가지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를 만족시켰고 메뉴 구성이 단조로웠던 업계의 판도를 바꿨다.
소아과 의사와 협업으로 선보였던 이유식은 지금도 죽이야기의 대표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수험생을 위해 개발했던 불낙죽은 2006년 히트상품 상을 수상했다.
임 대표는 "기업이 무너지는 계기는 경영자의 성장이 멈추는 순간"이라며 "팔랑귀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남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고, 항상 공부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꿈과 야망이 큰 사람들은 롤러코스터를 많이 탄다. 위기의 순간에도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독서와 글을 쓰며 내가 쓴대로 살아가고자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 상권 점차 줄어들 것, 소비트렌드 맞는 신사업 주력"

임영서 대표는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맞는 신사업 '붕푸드 마켓'을 런칭하는 등, 다가오는 식품 시장에 대한 대비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 죽이야기
"임대료와 최저시급은 올라가고, 노동 시간은 단축됩니다. 거리에서 장사해서 성공하긴 어려워요. 대한민국 100대 상권이 있는데, 간편식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상권이라는 개념이 붕괴됐어요. 가맹점, 로드샵을 많이 만들기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같이 키워 나갈 방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임 대표는 10년 후 '죽이야기'뿐 아니라 식당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거리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죽이야기'의 밀키트 전문 판매 매장인 '붕푸드마켓'은 임 대표의 신사업 가운데 하나다.
△밀키트 △반찬류 △간식류 등 130여 가지에 달하는 메뉴를 판매하는 24시간 100% 무인 식품 편의점으로,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는 "고객들은 인공지능 출입 시스템을 통해 구입할 메뉴를 선택한 후 자동계산 매대에서 간편하게 구매가 가능하다"며 "점주는 매장에 근무하지 않고 원격으로 매장 상황을 체크하며, 매출관리를 하면 된다. 종업원이 없기 때문에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죽이야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를 포함해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한식을 글로벌화 시키기 위해 기내식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방법을 고민중으로, 온라인 시장에 맞게 고객이 주문해서 먹을 수 있게끔 하는 상품을 다각화시키고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항상 미래의 식품업계 시장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앞으로 닥쳐올 식량 위기를 대비한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유기농법을 통해 쌀과 고구마 등 농산물을 키워 안심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개인적인 목표는 제가 태어나고 자라서 지금도 살고 있는 양평에 자연치유센터를 만드는 것"이라며 "어머니가 백혈병으로 돌아가셔서 누구보다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해왔다. 암이나 난치병을 앓는 환자들이 쉬면서 건강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