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차츰 '차기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야하는 과제를 맞는다. 즉, 안정적 후계구도 확립은 '제2의 성장'을 위한 필수과제란 인식이 재벌가에선 거의 정론처럼 통한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대기업 그룹의 '30대 재벌 3세'가 경영 전면에 급부상하며 오너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나 사후 평가 없이 관대하게 이뤄지는 '핏줄 등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지에서는 ‘경영승계 어디까지 왔나’의 시리즈로 한국타이어의 경영승계를 쫓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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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의 오너 일가는 지분확보를 통해 향후 안정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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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고속 드라이브’ 조현식,현범 형제 그룹 내 핵심사업 수행 중
조 회장 일가, 그룹 및 계열사 지분확대…안정된 경영승계 구도 확보
재계 굴지의 대기업에선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경영 일선에 내세우곤 한다. 그러면서 언론과 대중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효과적으로 피해가기도 한다.
그 일례로 ‘범 효성家’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국타이어’도 이와 비슷한 경우. 1941년 국내 최초의 타이어 제조업체로 출발한 이래 고집스럽게 ‘외길’을 걸어 온 한국타이어는 경영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갖가지 사건들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아야만 했다. 특히 작업장 내 집단돌연사는 한국타이어를 ‘죽음의 작업장’이라는 오명까지 씌웠고 아직까지도 발목을 붙잡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대선과정에서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이명박 대통령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현식, 현범 두 형제의 행보가 눈길을 끌며 경영승계도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한국타이어의 'My way'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대로 ‘범 효성家’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과거 효성家의 2세 분가는 만우 조흥제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찌감치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 넘겨주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 이후 독립 경영 체제가 확실히 굳혀졌고, 당시 장남인 조석래 회장이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 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을 맡았으며, 차남인 조양래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효성가 형제들의 경영방식을 살펴보면 선친이 강조하던 ‘유훈 경영’을 그대로 이어 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형제 중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 받아 재계 주류로 번져나갔던 ‘문어발식 기업 확장’도 지양하며 ‘한우물 경영’에 충실해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한국타이어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 회장은 본래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언론에 얼굴을 내미는 것도 싫어해 언론사들은 물론 그룹 홍보실까지 조 회장의 변변한 프로필 사진조차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이런 성품은 한국타이어 경영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한국타이어를 ‘글로벌리딩컴퍼니’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현재 조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난 상황이고,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경영 전반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켰다. 이는 국내 대기업들 중 가장 오랜 축에 꼽힌다.
1997년 사장에 오르며 지난해까지 10년간 한국타이어 대표를 맡아 온 조충환 전 사장을 바라보면 조 회장이 전문경영인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서승화 대표이사 체제로 전문경영인의 얼굴이 바뀐 이후 현식,현범 두 형제의 그룹 내 위상이 달라졌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존재해왔다.
조 회장의 장남으로 마케팅 부문을 맡고 있는 조현식 부사장은 해마다 그룹의 신년 사업계획 발표를 주도하는 등 실세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게다가 한국타이어의 헝가리 진출(2006년) 및 폴크스바겐 납품(2007년)을 주도하는 등 납품선 다변화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후계 구도에 재계 관심 집중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부사장도 지난 2006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세우는 것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해외공장 신설 등의 계획은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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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 조현범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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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사장은 또 회사 CI(기업 이미지 통합)를 지난 2004년 교체시키며, 젊은 이미지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재벌가 후계자들에게서 볼 수 없는 털털한 면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조 부사장은 아버지와 같이 대외 노출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 입사 초기 홍보부서 광고팀에서 기자들과 많은 접촉을 해본 만큼 ‘경영승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언론의 분위기를 간파한 조현범 부사장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 조현식 부사장보다 한해 늦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조현범 부사장은 초고속 승진으로 지난 2006년 1월, 부사장에 올라 형과 같은 직급에서 경영전반을 이끌고 있다.
조양래 회장에 이어 7.1%의 한국타이어 지분을 보유하며 형 조현식 부사장(5.79%)을 제치고 2대주주에 올라 있는 것도 위와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여기에 그룹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형보다는 전략기획본부에서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다르다는 견해도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 장인(?)을 모시고 있다는 점도 직간접적으로 그룹의 버팀목이 되어 줄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전 부터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며 "특히 조현범 부사장의 경우 대통령의 사위라고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로인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금감원이 지난 3월 31일자로 낸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현황’ 공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전문경영인’체제를 강조하면서도 그 속에 경영승계 과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주식소유현황에 나와 있는 보유지분을 살펴본 결과, 최대주주 조양래 회장(15.64%)과 2대주주 조현범 부사장(7.1%)에 이어 장남인 현식(5.79%), 큰딸 희경(2.65%), 작은딸 희원(3.49%) 등 한국타이어 3세들의 보유지분이 상당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의 아내 홍문자(0.01%), 처제 홍명자(0.03%), 사위 노정호(0.02%), 동서 김호겸 한국타이어 고문(0.01%), 미성년 손자인 재민,재완,재형,유빈(각 0.01%)까지 합하면 총 34.7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정적인 후계구도로의 전환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한국타이어가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오너 일가의 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견고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조 회장을 비롯한 2, 3세들은 한국타이어 외에도 계열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준으로 살펴보면 (주)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아트라스비엑스, 대화산기, 에이에스에이, 엠프론티어, 프릭사, 신양관광개발, 한양타이어판매, 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 등 9개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20개 해외 현지법인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장남 조현식 부사장, 차남 조현범 부사장 등 세 자녀가 정보통신(IT)계열사인 엠프론티어 지분 50%를 사들였다. 이에 당시 증권가에서는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 확대를 통해 그룹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조현식, 조현범 부사장은 그룹 내 IT 계열사인 엠프론티어의 지분을 각각 20%씩 인수하며 공동 2대주주에 올라서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의 2세들은 엠프론티어 외에도 나머지 계열사의 지분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아버지에 이어 한국타이어 2대주주로 7.1%의 지분을 보유한 조현범 부사장은 신양관광개발 32.65%, 아트라스비엑스 6.15%, 대화산기 5%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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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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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부사장도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신양관광개발의 지분 44.12%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알려져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건물관리 및 부동산 임대업체로 알려져 있는 신양관광개발의 경우 지배주주인 한국타이어가 100%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조 회장의 장녀 희경씨도 한국타이어 2.65% 지분 외에 신양관광개발 17.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녀 희원씨도 한국타이어 3.49% 지분 외에 아트라스비엑스 6.15%, 신양관광개발 5.88%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혹 수준에 머물고 있는 부분이지만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가 구속된 이래 조 부사장도 편법 주식투자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한국타이어의 원활한 경영승계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전문경영인 체제 속 후계구도로 ‘고속 드라이브’ 중인 한국타이어의 경영승계가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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