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고용노동부가 감정노동자를 보호한다며 2018년 감정노동자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이후 정신질병에 따른 산업재해 신청 건수가 되래 두 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적응장애 관련 산재 신청이 3.5배나 늘었는데요.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해 감정노동자 '보호'라는 법 취지가 무색합니다. 법안 자체에 강제성이나 벌칙 사항이 없다보니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개정안에 따라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업무 관련 고객으로부터 당한 욕설, 폭언, 폭행, 성희롱, 위협 등으로 △적응장애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을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되는데요.
콜센터 상담사를 비롯해 △간호사 △유치원 교사 △사회복지사 △버스운전사 △호텔종사자 △마트 계산원 △항공기 객실승무원 △아파트 경비원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등 사실상 고객을 응대가 주된 업무인 대다수 직군이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속칭 '진상' 고객들 때문에 감정을 소모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치지 않을 권리를 위한 감정노동자보호법. 취지대로라면 법 시행 이후 노동자들은 더 안전하고 건강해져야 합니다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7일 프라임경제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정신질병 산재 신청 및 승인 현황'을 보면 지난해 관련 산재 신청 건수가 560건, 보호법이 마련된 2018년 268건보다 2배 늘었습니다. 최근 5년간 신청건수는 △2018(268건) △2019년(331건) △2020년(581건) △2021년(720건) △2022년 10월(560건)으로 오히려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우울증에 따른 산재 승인건수는 2018년 72건에서 2020년, 2021년 각각 113건으로 증가했는데요. 적응장애 역시 2018년 53건에서 2021년 248건, 2022년 188건으로 꾸준히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보호법 시행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죠.
물론 이 자체가 '감정노동자 산재현황'을 특정한 것은 아닙니다. 또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정신질병 발병률이 급증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는데요.
그럼에도 관련 자료가 고객 폭언, 직장 내 괴롭힘 등 업무 중 발생한 스트레스에 따른 산재 신청건수를 모은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서비스 업종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이 감정노동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감정노동자 산재현황'을 특정한 통계는 없다"면서도 "주로 고객의 폭언,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포함한 정신질병에 관련된 산재 신청 현황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산재 신청 건수가 증가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수치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은 감정노동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박종태 한국감정노동인증원 원장은 "800만명에 달하는 감정노동자 가운데 산재 인정을 받는 경우는 극소수"라며 "대부분 기업에서 산재 인정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퇴사를 각오하고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보호법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강력한 패널티와 함께 정부와 기업 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허울뿐인 보호, 물러터진 방패가 돼버린 법안 대로라면 '다음 소희'의 비극은 계속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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