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가구업계에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물류비 부담에 고환율과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그동안 재고와 비용 절감으로 버티던 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퍼시스(016800)는 다음 달 1일부터 기업 간 거래(B2B) 및 소비자 대상 전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퍼시스가 전사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2023년 2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퍼시스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원부자재와 물류비가 오르고, 인건비 부담까지 누적되면서 제조 원가가 크게 늘었다는 입장이다. 품질 유지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까사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 23일부터 까사미아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대상은 아스티 소파, 에르네 다이닝 테이블 등 17개 시리즈 58개 품목이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대표 상품인 캄포 소파와 마테라소 침대 등 핵심 제품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세계까사는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누적된 일부 품목에 한해 제한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침대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씰리는 지난 22일 매트리스와 프레임, 전동침대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템퍼 역시 이달 1일부터 모션베드를 제외한 침대 프레임 전 품목 가격을 약 9%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조정이 가구 완제품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 유가와 나프타 가격은 4월 이후 일부 진정세를 보였지만, 가구에 쓰이는 폴리우레탄·PVC·MMA·패브릭 등 주요 소재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가구업계는 원자재를 사들인 뒤 생산·재고·판매로 이어지는 구조상 원가 변동이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크다. 이미 오른 원재료를 기반으로 생산된 재고가 소진되고, 신규 계약 가격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체감 원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샘(009240), LX하우시스(108670), 현대리바트(079430) 등 대형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은 재고 활용과 수급 조절,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원가 부담을 흡수해왔다. 하지만 퍼시스와 신세계까사 등 주요 업체가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으로 인상 흐름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유가와 물류비가 다시 흔들릴 경우 화학 소재와 가공 자재 가격 부담이 재차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더라도 원가가 바로 내려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재고 소진과 원재료 재계약, 환율 흐름이 맞물리는 향후 1~2분기 동안은 가격 조정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