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지난 3일 연세대가 논술을 실시한데 이어 9일 고려대, 12일 서울대 등 2009학년도 정시 논술고사가 시작된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정시논술은 서울대가 자연계도 논술을 실시하는 반면, 고려대는 인문계만 논술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뿐만 아니라 시간과 양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대는 인문계의 경우 시험 시간이 총 5시간, 총 문항 수 8개, 글자 수가 4,600자나 되는 등 엄청난 양의 논술을 요구하고 있다. 자연계도 글자 수의 제한만 없을 뿐 문제 수는 오히려 인문계보다 많다. 반면, 고려대는 3시간 동안 3문항에 대해서 2,500자 내외의 논술을 요구하므로 서울대에 비해서 반 정도의 분량에 불과한 논술을 실시한다. 고려대 논술의 양이 적다고 보기보다는 서울대의 양이 많다. 서울대 논술은 마라톤에 비유해야 할 만큼 장시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고난의 시험이므로 서울대 준비생들은 체력을 비축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스카이에듀의 도움으로 서울대 인문계 논술, 자연계논술, 고려대 논술 순으로 특징과 대비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1. 서울대 인문계 논술 서울대 인문 논술은 제시문의 상당 부분이 교과서에서 발췌 인용되는 등 제시문의 난이도가 평이한 편이다. 작년에는 사회문화, 정치, 국사 등 사회탐구 교과서에서 주로 출제되었다. 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는 선택과목일뿐더러 학교마다 채택한 교과서가 다르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서 제시문이 인용되었다 해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제시문의 난이도가 충분히 낮기 때문에, 설령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사회 과목에서 제시문이 인용되었다 해도 큰 불리함이 없을 것이다.
다른 대학의 논술에서는 학생들의 텍스트 해석 능력 즉, 독해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난이도가 높은 제시문을 일부러 선택하기도 하는데 서울대는 그렇지 않다. 결국 학생들의 독해능력보다는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논제의 요구에 따라 얼마만큼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발휘하는가를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 서울대 논술의 주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에서 강조하는 것은 특히 영역전이형 통합 사고력이다. 전혀 별개의 영역을 연결시키는 창의적 사고력을 요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2번 문제에서는 족보의 한 부분을 제시문으로 출제했는데 수험생들은 아주 낯선 형태의 제시문을 보고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전형적인 논술의 틀을 벗어나는 문제여서 그 동안의 논술 공부가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학교 측에서도 이를 노렸을 것이다. 선 지식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학생들의 사고력만을 측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타 대학의 기출문제에서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문제를 많이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피카소의 그림을 응용한 이화여대 2007 수시2 학기 논술, 안견과 정선의 그림을 소재로 한 2008 서울대 2차 모의논술 등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문제들에서 배울 것은 주제와 관련한 지식이 아니라 사고의 전환 및 확장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
이번 서울대 인문 논술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작년 3번 문제와 같은 수리통합논술 문제가 다시 출제될 것인가’이다. 작년 정시 3번 문제는 소득분배라는 사회 문제에 평균, 산포도, 로그함수 등 다양한 수리적 개념을 결부시키는 문제여서 논점을 제대로 잡은 학생들이 드물었다. 학생들로서도 직접적으로 수리적 개념을 응용하는 문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아 많이 당황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본격적인 수리논술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문제 역시 앞의 경우처럼 유사문제를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많이 근접한 문제가 서울대가 발표한 2008 모의논술 1차, 3차 문제에 포함된 수리 통합논술 문제이므로 참고하도록 하자. 기출 및 모의 문제를 풀 때는 논제에서 요구된 통합사고의 유형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수리적 개념이 사용했는지를 분석 정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2. 서울대 자연계 논술 서울대 자연계 논술은 고등학교 과정을 통하여 이수한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적 원리를 적절히 이용하여 주어진 과학적 문제를 다각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유의할 점은 서울대 자연계 논술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주제들을 자연계 논술문제로 채택하지만, 세부 문항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교과지식의 적절한 활용능력을 묻는 문제라는 것이다.
작년 1번 문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2번 문제는 체지방 문제, 3번 문제는 혈압문제를 다루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문제는 지구와 태양의 복사에너지 간의 평형을 계산하는 문제, 분자의 진동과 쌍극자모멘트를 고려하여 질소와 산소가 온실효과를 나타내지 않는 이유를 추론하는 문제 등이 세부 문항으로 출제되었다. 2번 문제 역시 사람들이 흔히 다이어트를 위해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는데 왜 유산소 운동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를 ATP생성 및 지방산 합성 과정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라는 문제 등을 세부 문제로 출제하였다.
이와 같은 서울대 자연계 논술의 출제 경향을 볼 때,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과학현상 들을 심층적으로 파고들면서 그 안에 어떤 물리, 화학, 생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들 간에 서로 과제를 분담하여 일상적인 과학 현상에 숨겨져 있는 과학적 원리들을 찾아본 다음 서로 토론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3. 고려대 논술 고려대 인문계 논술은 논술시험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무엇인지가 2009 수시2 논술 해설자료에 잘 나타나 있다. 대학 측에서는 세 가지 평가요소를 제시하고 있는데 i) 다양한 유형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 ii) 자신의 견해를 정해진 시간 안에 제한된 분량으로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 iii) 주어진 자료 속의 정보와 자신의 생각을 종합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 능력이 그것이다. 이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고려대는 i)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학생들의 텍스트 해석능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독해가 만만치 않은 긴 제시문이 하나 주어지고 이에 대한 요약 문제가 독립적으로 출제된다. 따라서 고려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400~500자 내외의 요약연습을 여러 번 해봐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서울대와 달리, 정시논술의 난이도가 수시논술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시논술에서는 수리통합논술 문제는 출제되지 않으며,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언어논술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그러나 통계자료 해석 문제는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논술 공부와 더불어 제한된 시간 안에 글을 써보는 연습도 중요하다”며 “특히 자연계 논술의 경우 단순히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을 서술하는 것보다는 채점자를 설득하는 논리적인 과정이 담겨있도록 글을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