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만 보고 준비할 때와 실제 금융회사 관계자에게 듣는 이야기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금융권의 실제 채용 정보와 직무를 확인하려는 청년들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몰렸다.
19일 서울 DDP 아트홀. 정장을 갖춰 입은 취업준비생들은 금융회사 부스를 오가며 채용 절차와 직무를 물었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은 안내자료를 손에 쥔 채 상담 순서를 기다렸다. 휴가를 나와 군복 차림으로 행사장을 찾은 장병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각자의 모습과 목표는 달랐지만 궁금한 것은 비슷했다. 금융회사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어떤 직무가 자신에게 맞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였다.

금융권 최대 취업박람회인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막을 올렸다. = 김우진 기자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는 은행·보험·증권·금융공기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82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20일까지 DDP 아트홀 1·2관에서 열린다.
참여 기관은 △은행 15곳 △보험사 16곳 △증권사 9곳 △카드·캐피탈사 12곳 △금융공기업 20곳 △금융협회 6곳 △외국계 은행 4곳이다.
구직자들의 발길이 특히 이어진 곳은 모의면접장이었다. 참가자들은 실제 금융회사 관계자를 앞에 두고 지원 동기와 자신의 경험을 설명한 뒤 답변 방식과 직무 이해도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이날 KB증권과 KB국민카드 모의면접을 마친 김보성 씨(27)도 혼자 준비할 때와 실제 금융회사 관계자에게 면접을 받아본 경험은 달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보통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따라 면접을 준비했는데 내용이 두루뭉술하고 분야별로 자세하지 않았다"며 "직접 면접을 받아보니 어떤 방향으로 답변해야 하는지, 어떤 키워드를 잡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줘 유익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19일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현직자코칭챗을 보고 있다. = 김우진 기자
올해는 실제 채용과 연계되는 현장면접 기회도 확대됐다. 기존 은행권 중심에서 증권사와 외국계 은행까지 참여 범위가 넓어지면서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보다 다양한 업권의 채용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과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 등이 새롭게 참여했으며, 우수 면접자로 선발될 경우 향후 해당 금융회사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채용 절차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금융회사 업무를 직접 경험하려는 발길도 이어졌다.
올해 처음 마련된 금융 직무체험관에서는 금융 세일즈와 상품 기획, 정보기술(IT)·데이터 분석 등 3대 핵심 직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금융상품을 설명하거나 데이터를 활용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막연했던 금융권 직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기업과 직무를 찾아보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원 스탑(One-Stop) AI 솔루션'은 구직자의 직무 적합도를 진단하고 성향에 맞는 기업과 조직문화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금융회사들이 AI와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업무에 도입하면서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역량 역시 달라지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전통적인 금융지식뿐 아니라 AI 활용 능력과 디지털 이해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19일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 김우진 기자
금융회사 역시 박람회를 단순한 채용 홍보의 장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다. 빠르게 변하는 채용 환경 속에서 회사가 원하는 역량과 청년들이 실제로 준비하는 방향 사이에 차이가 없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라는 설명이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채용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맞물리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코딩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중요했다면 요즘은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청년들이 준비하는 부분이 제대로 매칭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취업을 코앞에 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만 행사장을 찾은 것도 아니었다. 일찌감치 금융권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들도 성인 구직자들 사이에서 금융회사 부스를 오갔다.
삼일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홍성진 씨(19)는 고졸채용과 관련한 정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홍 씨는 "고졸채용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했다"며 "성인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들도 많이 배려해주는 것 같아 유용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19일 금융권 공동채용 참여기관을 보고있다. = 김우진 기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자기소개서 상담과 직무·핏 컨퍼런스 등도 진행됐다. 컨퍼런스홀에서는 금융권 공개 모의면접과 인사담당자가 참여하는 직무·핏 컨퍼런스, AI 시대 금융권에 필요한 역량을 다루는 금융 신(新)트렌드 강좌 등이 이어졌다.
서울까지 직접 오기 어려운 구직자를 위한 화상 모의면접과 온라인 상담도 마련됐다. 특히 지방 거주 청년들이 이동 부담 없이 금융회사 관계자와 만나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참여 기회를 함께 열었다.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청년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내년부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를 연 2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개최해 지역 청년들의 참여 기회도 넓힌다.
현장을 찾았다고 모두가 만족스러운 답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실제 면접과 상담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체감한 참가자도 있었다.
한 구직자는 면접과 상담을 마친 뒤 "조금만 더 일찍 열심히 준비했더라면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아쉬움 역시 다음 준비를 위한 방향이 됐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금융회사의 실제 채용 기준과 직무를 현장에서 확인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DDP에서는 누군가는 면접관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고 누군가는 현직자의 조언을 메모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처음 접한 직무를 새로운 진로 선택지에 올렸다.
정장과 교복, 군복으로 모습은 달랐지만 금융권 취업을 향해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권에서 일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