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치킨 중량표시제가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소비자가 실제 받는 치킨의 무게를 파악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표시 중량과 조리 후 중량이 30% 이상 차이 났다. 배달 애플리케이션마다 중량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달랐다.
현행 제도가 조리 전 원료육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실제 제공량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산지 닭값 하락에도 치킨 판매가격이 유지되면서 가격뿐 아니라 중량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킨 표시중량 대비 평균 실중량 비교 표.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8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8월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5개 브랜드의 중량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뼈 포함 치킨 5종 모두 실제 중량이 표시 중량보다 적었다.
조사 대상은 교촌치킨과 bhc, BBQ, 굽네치킨, 처갓집양념치킨이다. 협의회는 서울·경기 지역 일부 가맹점에서 구매한 제품의 평균 중량을 홈페이지와 배달앱에 표시된 중량과 비교했다.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교촌치킨 '후라이드 한마리'였다. 조리 전 표시 중량은 951~1050g이었지만 조리 후 실제 평균 중량은 695.3g이었다. 표시 중량 범위의 중앙값인 1000.5g보다 30.5% 적었다.
굽네치킨 '오리지널'도 표시 중량 955g보다 23.1% 적은 734.6g으로 조사됐다. 처갓집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은 21.7%, BBQ '황금올리브치킨'은 13.1%, bhc '후라이드 한마리'는 8.6% 차이가 났다.
순살 치킨에서도 표시 중량과 실제 중량의 차이가 확인됐다. 굽네치킨 '고추바사삭 순살'은 표시 중량 700g보다 20.1% 적은 558.7g이었다. bhc '뿌링클순살'은 11.9%, 교촌치킨 '허니순살'은 7.7% 적었다.
반면 BBQ '황금올리브치킨 양념순살'과 처갓집양념치킨 '슈프림양념치킨순살'은 실제 중량이 표시 중량보다 각각 17.6%, 17.2% 많았다.
이러한 차이는 조리 과정에서 무게가 달라지는 반면 현행 중량표시제는 조리 전 원료육 중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치킨은 조리 과정에서 수분과 지방 등이 빠져 무게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튀김옷이나 양념이 추가되면 완제품 중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 원료육 중량이 표시 기준에 미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소비자가 표시 중량만으로 실제 제공량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현행 제도에는 조리 전 표시 중량과 조리 후 실중량 사이의 허용 가능한 차이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다.
중량 정보 접근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7월1일부터 주요 10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중량표시가 의무화됐지만 일부 배달앱에서는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교촌치킨과 bhc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총 4개 앱에서 메뉴 설명 등을 통해 중량을 안내했다. 반면 BBQ와 굽네치킨 일부 메뉴는 요기요와 땡겨요에서 영양·알레르기 정보 등을 거쳐야 확인할 수 있었다. 처갓집양념치킨도 쿠팡이츠에서 별도 항목을 거쳐야 중량 확인이 가능했다.

이재명 대통령 X에 올라온 치킨값 게시글. Ⓒ 이재명 대통령 X 갈무리
치킨 중량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불거진 판매가격 문제와도 맞물린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산지 육계 가격 하락에도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판매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에 주로 사용되는 9~10호 육계 가격은 지난 3월 kg당 5308원에서 9월15일 3308원으로 37.7% 하락했다.
다만 산지 닭값 하락이 실제 치킨 원가의 하락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육계 가격이 높았던 시기다. 프랜차이즈의 원육 공급계약과 인건비, 임대료 등도 판매가격에 영향을 준다.
치킨 중량과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가 실제 제공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중량표시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지 닭값 하락분이 원육 매입가격과 가맹점 공급가격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