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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지주회사 전환 '산 넘어 산'

최태원 회장, 순환출자 고리 끊고 ‘위기의 SK그룹’ 구할까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9.05.13 08:12:16

[프라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형적 내수 위주 기업’이란 불명예도 모자라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기치로 출범한 ‘지주회사 체제’가 오히려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산분리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국회통과가 불투명해져 내심 ‘규제완화’를 기대했던 SK그룹은 상당한 충격에 휩싸이며 실망감만 커지고 있다. 현재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높고,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더미란 관측이 팽배하다.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 위한 지주회사 체제 오히려 경영활동 장애물? 
SK 총수일가 취약한 지배구조로 그룹 전체 경영권 장악하는 모양새

   
   
“지주회사 출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만큼 각 사별로 책임 경영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경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최태원 회장은 가치 경영을 강조했다.

이런 경영 행보에도 불구하고 6월까지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해야 하는 SK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준비에 먹구름이 잔득 몰렸다.

지난 2007년 7월 지주회사로 전환했지만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지 못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통과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부정적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체제 위한 과제 ‘셋’

최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중에서도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순환 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다.

   
   
현재 최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SK C&C를 통해 ‘최 회장→SK C&C→SK(주)→SK텔레콤→SK네트웍스→SK C&C’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구조를 띠고 있다. SK C&C 지분은 최태원 회장이 44.5%인 890만주를,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씨 10.5%인 210만주를, SK텔레콤이 30%인 600만주를, SK네트웍스가 15%인 300만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대로라면 완전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고 최 회장은 지주사가 될 SK㈜ 지분율을 늘려야 한다.

당초 SK그룹은 SK C&C를 증권시장에 상장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 계획했다. 기존 주식을 내다 파는 방식으로 SK텔레콤이 갖고 있던 SK C&C 지분 30%와 SK네트웍스가 갖고 있던 지분 15%를 정리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면 44.5%의 최 회장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순환출자 문제가 해소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아 보인다.

그외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총수일가의 지분 확보가 대두된다. SK그룹은 여타 굴지의 그룹들과 다르게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취약한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SK C&C 지분만을 갖고도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즉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비상장사인 SK C&C를 활용해 지주회사를 지배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최 회장이 어떻게 SK(주)의 지분을 늘려갈지를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계열사를 활용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SK그룹측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태원 회장, SK(주) 지분 처분 왜?

이뿐만이 아니다.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지 못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통과가 무산된다면 금융자회사인 SK증권 처리를 해결해야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금융자회사인 SK증권 또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선 매각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일각의 관측이다. 하지만 최 회장이 본인 명의 SK(주) 지분 대부분을 처분한 것을 두고 갖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26일 SK(주)는 공시를 통해 최 회장이 보유 지분 104만787주 중 103만787주를 매각해 1만주가 보유하게 됐다.

이번 거래 통해 최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기존 2.19%에서 0.02%에 대폭 낮아졌지만 그룹 지배력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번 지주사 지분을 팔아 마련한 거액의 용도(?)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이 (주)SK 지분을 팔아 확보한 돈은 무려 1000억원에 가깝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최 회장이 확보한 돈으로 SK C&C의 지분을 사들여 그룹 지배력 높이기에 나선다는 것. SK C&C는 (주)SK를 통해 계열사들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SK C&C의 지분을 사들이면 자연스럽게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최 회장이 SK증권을 사들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SK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SK증권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 회장이 SK증권을 그룹에서 빼내 직접 SK증권을 사들일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최 회장이 SK증권을 사들일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SK증권은 매수세가 몰려 10% 이상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최재원 부회장 ‘투톱 체제’

한편 SK그룹 오너일가가 ‘형제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 겸 SK가스 대표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와 핵심 관계사인 SK텔레콤의 등기이사로 사실상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 주목된다.

최 부회장은 2004년 3월 분식회계와 소버린 사태 등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5년만에 그룹의 지주회사와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들어오게 됨으로써 그룹 내에서 그의 역할과 위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 부회장의 SK텔레콤 사내이사 복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SK그룹의 근간을 뒤흔들었던 2003년 SK글로벌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그가 너무 빨리 현업에 복귀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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